퀀트알파이야기

개발자가 아닌 제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복잡한 코드를 능숙하게 작성했던 것도 아니고, 시스템트레이딩의 모든 학문적 이론을 섭렵한 사람도 아닙니다.

퀀트알파 이야기 03: 개발자가 아닌 제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복잡한 코드를 능숙하게 작성했던 것도 아니고, 시스템트레이딩의 모든 학문적 이론을 섭렵한 사람도 아닙니다.

대신 제 머릿속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시장이 바뀌었는데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는 문제, 감정에 따라 원칙이 달라지는 문제, 손실 뒤에 판단이 무너지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어떤 순서로 판단하고 어떤 행동을 막아야 하는지 계속 글과 규칙으로 정리했습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를 실제 프로그램으로 옮기는 문턱이 높았습니다. 지금은 AI와 개발 도구가 빠르게 발전했고, 개발을 도와주는 동료들과 함께 제가 생각한 구조를 구현하고 반복해서 검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AI가 수익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코드를 빨리 작성하는 것과 좋은 매매 원칙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무엇을 검증할지, 결과가 왜 나왔는지, 위험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합니다. 잘못된 생각을 빠르게 구현하면 잘못된 결과도 더 빨리 나올 뿐입니다.

저의 역할은 모든 코드를 혼자 작성한 천재 개발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반복되는 실수를 관찰하고, 필요한 원칙을 설계하고, 결과를 의심하면서 계속 수정하는 것이었습니다.

퀀트알파는 한 사람의 완벽함이 아니라 아이디어, 개발, 검증이 함께 쌓여 만들어진 시스템입니다. 지금도 완성됐다고 선언하기보다 더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개발진과 계속 확인하고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구현할 때 가장 어려웠던 일은 코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정확한 문장으로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상승하면 산다”는 말은 사람에게는 쉬워 보이지만 프로그램에는 모호합니다. 무엇을 상승으로 볼지, 판단이 바뀌면 어떻게 할지, 데이터가 비정상일 때는 멈출지 등 수많은 질문에 답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I는 매우 유용했습니다. 머릿속 생각을 구조화하고, 테스트 코드를 만들고, 반복 작업의 속도를 높여 줬습니다. 개발 동료들은 실제 운용 환경에서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연결 구조와 예외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저는 결과가 처음 의도와 같은지, 시장에서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인지 계속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구현 속도가 빨라질수록 더 조심해야 했습니다. 백테스트 수치가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규칙을 계속 바꾸면 과거 데이터에만 맞춘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AI는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빠르게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결과가 미래에도 의미가 있는지는 판단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퀀트알파 개발 과정에서는 “좋은 숫자가 나왔는가”만 묻지 않습니다. 특정 기간이나 일부 거래가 전체 결과를 끌어올린 것은 아닌지, 수수료와 주문 환경을 반영했는지, 손실 구간을 실제로 견딜 수 있는지 함께 봅니다. 수정한 결과가 좋아도 설명할 수 없는 변화라면 다시 의심합니다.

저는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사용자의 입장에서 질문할 수 있었습니다.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가, 실제로 운영할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문제가 생기면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가를 계속 물었습니다. 개발진의 기술과 AI의 속도, 그리고 실제 시장에서 필요한 질문이 결합되면서 퀀트알파의 현재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코드를 소유하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검증 가능한 원칙으로 바꾸고, 틀렸을 때 수정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일입니다. 퀀트알파는 지금도 그 과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가 개발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숨길 부분이 아니라 퀀트알파의 성격을 설명하는 중요한 배경입니다. 이 시스템은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출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실제 매매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사용한 프로젝트입니다. 코드가 목적이 아니라 원칙을 흔들리지 않게 실행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멤버에게도 코드를 공부해야만 퀀트알파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자동차의 엔진을 직접 설계하지 않아도 운전 원리와 위험을 이해하면 사용할 수 있듯, 시스템의 내부 코드보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위험을 감수하는지 이해하는 편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AI가 코드를 만들어 준다는 이유로 검증되지 않은 전략을 바로 실전에 연결해서도 안 됩니다. 한 줄의 오류나 잘못된 데이터 처리도 백테스트와 실제 주문을 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개발진이 계속 필요한 이유는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뿐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스템을 멈추고 보호하는 구조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퀀트알파의 경쟁력은 “AI로 만들었다”는 문장에 있지 않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시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구체적인 원칙으로 바꾸고, 기술을 활용해 반복 실행하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데이터를 기준으로 다시 검토해 온 과정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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