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A·추세추종·그리드, 좋아 보이는 전략의 불편한 진실
시중 자동매매 전략을 살펴보면 DCA, 추세추종, 그리드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오래 사용된 방식이고 각자 장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장점만 강조할 때입니다.
시중 자동매매 전략을 살펴보면 DCA, 추세추종, 그리드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오래 사용된 방식이고 각자 장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장점만 강조할 때입니다.
DCA는 가격이 내려갈수록 평균단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락의 끝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매수하면 위험도 함께 누적됩니다. 손절 원칙이 없는 DCA는 전략이라기보다 “언젠가는 돌아오겠지”라는 기대를 자동화한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추세추종은 큰 방향이 나올 때 강합니다. 반대로 추세가 생기지 않는 구간에서는 작은 손실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큰 한 번을 얻기 위해 여러 번의 실패 신호를 견디는 구조이므로, 계좌뿐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인내와도 맞아야 합니다.
그리드는 일정 범위 안에서 오르내림이 반복될 때 작은 수익을 쌓기 좋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범위를 강하게 벗어나면 그동안 쌓은 수익보다 큰 손실이 한 번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평온한 구간의 성과만 보면 위험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세 전략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각 전략이 잘 작동하는 환경과 약해지는 환경이 분명하다는 뜻입니다. 제가 이 방식들을 공부하고도 하나만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시장이 한 가지 모습으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퀀트알파가 선택한 방향은 한 전략의 이름을 믿는 것이 아니라, 먼저 시장 환경을 보고 그 환경에 적합한 대응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어떤 전략이 유명한지보다 지금 그 전략을 써도 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자동화는 약점을 없애지 않습니다. 약점까지 자동으로 반복합니다. 그래서 좋은 자동매매는 무엇을 자동화할지보다 언제 그 방식을 사용하지 않을지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DCA의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첫 번째 진입이 틀렸을 때입니다. 가격이 내려가도 평균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실수가 수정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락이 계속되면 처음보다 더 큰 자금이 위험에 놓입니다. 수익으로 끝난 과거 사례만 보면 견딜 수 있었던 자금과 시간을 놓치기 쉽습니다.
추세추종은 논리가 분명합니다. 작은 손실을 여러 번 감수하고 큰 추세 한 번을 길게 가져갑니다. 문제는 실제 사용자가 그 여러 번의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큰 추세 직전에 중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략의 기대값이 좋아도 사용하는 사람의 성향과 맞지 않으면 현실의 결과는 달라집니다.
그리드는 횡보장에서 매우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가격이 오르내릴 때마다 사고팔며 수익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범위를 벗어난 뒤 돌아오지 않으면 보유 위험이나 반대 포지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많은 작은 승리가 한 번의 구조적인 손실을 가릴 수 있습니다.
제가 세 전략을 검토하면서 던진 질문은 네 가지였습니다. 이 방식은 어느 시장에서 강한가, 어느 시장에서 무너지는가, 손실이 커지기 전에 멈출 수 있는가, 그리고 실제 사용자가 그 과정을 견딜 수 있는가였습니다. 이름이나 과거 수익률보다 이 네 가지 답이 중요했습니다.
퀀트알파 역시 완벽한 해답은 아닙니다. 환경을 먼저 판단하는 과정이 틀릴 수 있고, 전략이 바뀌는 구간에서 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방식의 약점을 알면서도 모든 시장에 계속 적용하는 문제를 줄이고자 했습니다.
차이는 “퀀트알파는 항상 맞고 다른 전략은 틀리다”가 아닙니다. DCA·추세추종·그리드가 각자의 유리한 환경을 가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이 변해도 하나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유명한 전략을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 환경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자동매매를 볼 때도 누적 수익률 하나만 확인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환경에서 수익이 났는지, 최악의 구간에서는 얼마나 흔들렸는지, 포지션이 계속 누적되는지, 큰 추세를 놓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자동화는 위험을 편리하게 숨긴 것일 수 있습니다.
전략을 선택할 때 가장 위험한 문장은 “지금까지는 결국 돌아왔습니다”일 수 있습니다. 과거에 돌아왔다는 사실과 다음에도 계좌가 버틸 수 있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반대로 “이번 추세만 잡으면 이전 손실을 모두 회복합니다”라는 기대도 사용자가 추세추종의 연속 손실을 감당할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퀀트알파는 이런 약점을 밖으로 밀어내지 않고 시스템 선택의 출발점으로 가져왔습니다. 특정 방식이 강해지는 환경이 확인될 때만 그 장점을 사용하고, 맞지 않는 환경에서는 다른 대응이나 대기를 선택하려는 것입니다. 이 판단도 틀릴 수 있지만 약점을 모른 채 한 가지 방식에 계좌 전체를 맡기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